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90년대 감성
응답하라 1999 감성의 넷플릭스 신작 영화 '20세기 소녀'는 김유정 주연의 청춘 로맨스 영화이다. 나의 메마른 감성에 촉촉하게 비를 내려준 영화이며 순식간에 그때 그 시절로 타임루프 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극 중 김유정은 83년생으로 고등학교 1학년이다. 나와 동갑이어서 그랬을까? 추억 돋는 장면들이 꽤나 많았다. 박기영의 '시작'이라는 노래가 배경으로 흘러나올 때, 지금은 추억 속으로 사라진 비디오테이프, 삐삐 음성 메시지와 공중전화, 경주 수학여행, 폴로 조끼 니트까지도 딱 90년대 감성이 가득한 영화였다. 제대로 취향 저격을 당한 후 나의 고등학교 시절의 아련한 첫사랑이 떠오르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10대 시절이 있었고,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있다. 사랑보다 우정이 더 중요했던 그때 그 나이. 청춘 로맨스물 '20세기 소녀' 지금부터 리뷰 시작해 본다.
응답하라 1999, 작전명 절친의 짝남을 조사하라
눈 내리는 겨울밤. 보라의 본가 청주 집으로 한 야한 테이프 비디오 하나가 배송 온다. 아빠는 보라(한효주)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려주고, 보라는 사진 속 비디오테이프를 보며 웃는다. 1999년 청주. 보라(김유정)는 고등학교 1학년 입학을 앞두고 있다. 보라의 절친 연두(노윤서)는 심장 수술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게 되는데, 보라에게 엉뚱한 부탁을 한다. 연두가 반한 짝사랑 남자에 대한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정보를 알려 줄 것. 연두를 위해 보라는 열심히 조사에 임한다. 연두의 짝사랑 상대는 백현진(박정우), 키는 181cm, 발 사이즈 280mm, 농구를 좋아하고 매일 붙어 다니는 절친 풍은호(변우석)가 있다. 어느 날 양호실에서 우연히 현진과 운호의 대화를 엿들은 보라는 방송반에 들어가기 위해 면접을 보게 되는데, 백현진의 기권으로 방송반에 합격해 버린 보라. 백현진 없는 방송반엔 그의 절친 풍운호만이 있다. 이때부터 풍은호와의 에피소드들이 시작된다. 어느 날오락실에서 시비가 붙은 백현진을 보라가 발차기로 불량학생들을 제압한다. 보라, 현진, 은호는 도망을 가고 셋의 묘한 기류가 감돈다. 결국 발목에 깁스를 하게 된 보라. 다음날 하굣길 별안간 오토바이를 가져온 현진은 보라를 태우고 어디론가 간다. 현진은 보라가 본인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오해를 한다. 둘은 은호가 아르바이트하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는다. 파스타를 먹는 현진은 사귀자고 보라에게 고백을 한다. 보라는 당황해서 황당한 말만 늘어놓다 황급히 자리를 떠난다. 목발도 챙기지 않은 채. 한참을 달려 어딘가에 앉았는데 그때부터 발이 아파온다. 갑자기 뻥튀기 장수의 "뻥이요" 소리와 함께 연기가 자욱하고 목발을 든 은호가 나타난다. 미친 듯이 심장이 뛰기 시작하는 보라. 아.. 참으로 설레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풋풋하게 시작된 보라와 은호의 첫사랑
경주로 수학여행을 떠나게 된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눈을 피해 야밤에 몰래 술을 마신다. 역시 처음 마시는 술은 친구들과 수학여행에서 몰래 먹는 술이 제일 맛있다. 얼큰하게 취한 보라는 위층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의 술을 훔쳐가자 술을 찾으러 가는 보라. 옆방에 잘못 노크를 했는데 은호가 나온다. 이때 갑자기 나타난 선생님을 피해 은호와 보라는 비어있는 창고에 숨는다. 둘의 분위기가 묘하게 이상하다. 다음날 눈을 뜬 보라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숙취에 시달린다. 꿀물을 전해주는 풍운호. 참으로 다정하다. 여름방학이 되었다. 보라 비디오 대여점 맞은편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은호는 보라와 더 가까워진다. 야밤에 둘은 자두를 먹으러 이전 은호네 집 마당으로 간다.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던 은호는 보라와 이야기를 나누며 설레는 분위기에 둘을 키스를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보라 머리 위로 자두가 떨어진다. 집으로 데려다주는 보라는 은호에게 주말에 함께 영화를 보자고 제안한다. 은호는 그런 보라에게 기습 뽀뽀를 한다. 참 풋풋한 첫 뽀뽀였다. 둘은 서로를 좋아하고 있었다.
20세기 소녀 결말은? (스포 없음)
주말이 기다려지는 보라는 세상 모든 것이 행복하고 설렌다. 풍운이 아르바이트하는 가게에서 현진과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데 보라 앞에 연두가 나타난다. 미국에서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건강하게 돌아온 연두였다. 하지만 연두가 오고 보라의 마음은 복잡하다. 연두가 말했던 짝사랑 남자애는 백현진이 아니라 바로 풍은호였던 것이다. 그날 우연히 백현진의 재킷을 입고 있었던 은호를 연두는 오해를 했던 것이었다. 은호를 좋아하는 감정을 숨긴 채 연두의 짝사랑은 응원하지도 못하고 곁에 있어주는 보라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아픈 친구를 위해 뭐든지 했던 보라는 사랑보다 우정이 더 소중한 17세 소녀였다. 과연 보라와 은호의 첫사랑은 이루어질까? 연두와 보라의 우정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면 지금 넷플릭스 '20세기 소녀'를 시청해 보자. 플러스 영화 초반에 나온 야한 비디오테이프의 반전도 확인해 보자!
리뷰를 살짝 해 보자면?
정말 이번 영화는 김유정의 비중이 정말 컸다고 생각한다. 진짜 고등학교 1학년의 감성이 제대로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내가 다시 고등학교 1학년이 된 기분이었다. 변우석(풍은호)의 캐스팅도 너무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남자 주인공은 잘생겨야 집중이 잘된다. 중간에 보라와 연두의 오해에서 조금 답답한 것도 있었지만, 그때 그 시절을 생각해 보면 솔직함보다는 친구와의 우정이 더 중요했던 시절이었기에 가능했던 답답함이 아니었을까 싶다. 고등학교 학주 역할로 나온 이범수, 운호 아빠 역이지만 목소리만 나온 류승룡, 양호선생님으로 박해준, 운호 동생으로 나온 옹성우, 그리고 보라 현재 역할의 한효주까지 카메오 출연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레트로 감성의 분위기를 좋아하거나, 첫사랑의 아련한 로맨스물, 또는 90년대에 학창생활을 했던 사람들이 본다면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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