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가 21세기 최고라고 극찬한 영화
1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명작이라 생각되는 영화이다. 쭈글쭈글 80세 할아버지의 외모로 태어나 갓난아기로 죽음을 맞이하는 벤자민. 부모에게 버려져 양로원에서 노인들과 생활하다 운명 같은 한 꼬마 소녀를 만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늙어가는 노인들에 비해 점점 젊어지며 잘생겨지는 벤자민. 때론 어긋나지만 결국 만날 운명은 만나고 일어날 일은 일어 난다. 젊음과 노화, 인생과 죽음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이다.
노인으로 태어나 버림받은 아기, 벤자민
백발의 노인 데이지는 죽음을 앞두고 병원 침실에 누워있다. 1918년 기차역에 시계를 만든 어느 시계공의 이야기를 딸 캐롤라인에게 들려준다. 남북 전쟁에 의해 아들을 잃은 맹인 게토는 기차역에 거꾸로 가는 시계를 만든다.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모든 이들이 돌아오길 바라는 소망을 담은 시계였다. 데이지는 어째서 이 이야기를 딸에게 시작한 것일까? 데이지는 딸에게 어느 한 일기장을 읽어 달라고 부탁을 한다. 일기장의 주인공은 '벤자민 버튼' 남들과는 다르게 태어난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남북전쟁이 끝난 후 한 아기가 태어나는데 쭈글쭈글 노인의 모습이다. 산모는 아기를 낳고 죽게 되고 아이의 아빠 토마스는 어두운 골목 어느 양로원 계단에 아기를 버리고 떠난다. 의사는 얼마 못 살 거라고 했지만 아기를 발견했던 퀴니는 벤자민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키우게 된다. 그 와중 거꾸로 돌아가는 시계는 여전히 거꾸로 가고 있었다.
의사의 염려와는 다르게 노인 벤자민은 7살이 되었다. 몸이 아픈 벤자민을 항상 사랑으로 돌봐주는 퀴니. 노인의 외모를 가진 벤자민은 다른 또래 아이들과는 다르게 양로원에서 노인들과 같은 생활을 하게 된다. 몸과는 다르게 정신은 그저 어린아이 일 뿐인 벤자민은 점차 양로원 생활에 따분함을 느낀다. 게다가 양로원에서 죽어 나가는 노인들을 보게 되는 벤자민은 어린 나이에 죽음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어느 날 퀴니는 한 교회에 벤자민을 데리고 가게 된다. 사이비 종교 같아 보이는 곳에서 벤자민은 목사에 의해 일어서게 된다. 그날 이후 벤자민은 지팡이를 짚긴 해야 하지만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운명 같은 만남 그리고 새로운 변화
그로부터 얼마 후 양로원에도 추수감사절 파티가 열리게 된다. 양로원 어른들의 가족들이 한 곳에 모이게 되고 그곳에서 벤자민은 푸른 눈의 데이지를 운명처럼 만나게 된다. 그날 오후 벤자민은 데이지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게 된다. 그곳에서 퀴니는 뜻밖의 소식을 사람들에게 전한다. 바로 불임이었던 퀴니가 임신을 한 것. 그 소식에 벤자민은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날 새벽 벤자민은 데이지와 비밀 친구가 되어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벤자민은 사실 본인이 노인이 아니라고 데이지에게 고백한다. 그 순간 데이지의 할머니에게 들키게 되고 벤자민은 그녀로부터 모진 말을 듣게 된다. 이후 시간은 흘러 퀴니가 출산을 하게 된다. 그리고 양로원에서는 많은 노인들이 죽고 또 들어오기를 반복하게 된다.
한편 벤자민의 신체에는 많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점점 건강해지는 신체 덕분에 종종 외출은 하며 항구에서 사람들을 구경하는 벤자민. 그러던 어느 날 벤자민은 한 선장이 이끄는 배에 2달러를 받고 뱃일을 시작하게 된다. 마이크 선장 지휘아래 새로운 경험들을 하게 된 벤자민. 그렇게 벤자민은 선장과 친해지게 된다. 한 번도 여자 경험이 없다는 벤자민의 말에 깜짝 놀란 마이크. 그는 벤자민을 데리고 술집으로 함께 간다. 그렇게 첫 경험을 하게 된 벤자민. 그때 그의 앞에 갑자기 친아빠인 토마스가 나타난다. 그는 자신이 아빠라는 사실을 숨긴 채 벤자민에서 술을 함께 하자고 권한다. 그리고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친아빠라는 사실을 모른 채 벤자민은 이야기를 함께 나눈다. 가끔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기로 하고 둘은 헤어진다.
청년이 된 벤자민 파도 같은 운명에 맞닥뜨린다
그렇게 또다시 몇 년이 지나고 양로원 사람들이 늙어가는 것과 다르게 벤자민은 점점 젊어지게 된다. 정신적으로 청년이 되며 벤자민은 양로원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1936년 태어난 지 17년 만에 짐을 싸고 양로원을 떠나게 된다. 갑작스레 떠나게 되는 그로 인해 데이지는 많이 아쉬워 하지만 벤자민은 새로운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마이크 선장과 함께 대서양 곳곳을 누비며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그가 그런 경험을 쌓아가는 동안 데이지는 발레 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얼마 후 또다시 전쟁이 터지게 되고 벤자민이 탄 배가 해군에 징발된다. 나라를 위해 배에 타겠다고 답하는 벤자민은 얼마 안 가 전투가 이루어진 곳에 도착하게 된다. 이미 일본군에 의해 처참하게 당한 미국 군들. 마이크 선장은 도망가지 않고 적을 향해 공격을 지시한다. 하지만 결국 패하게 되고 벤자민은 다행히 목숨은 건지게 되지만 마이크 선장과 배 모두를 잃게 된다. 그렇게 많은 경험을 하고 26살이 되어서야 다시 집으로 돌아온 벤자민. 이때부터 브레드 피트의 미모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퀴니는 벤자민이 돌아온 것에 행복감을 감추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퀴니의 남편은 먼저 세상을 떠나고 없었다. 그때 양로원을 방문한 데이지와 마주치게 된 벤자민. 아름다운 숙녀가 된 데이지는 벤자민을 보고는 반가움을 금치 못한다. 놀라움도. 잘생긴 중년의 모습을 한 벤자민이었다. 그와의 만남을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데이지. 두 사람은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발레리나가 된 데이지는 도시 생활로 많이 변해 있었다. 낯선 그녀의 모습에 실망하게 된 벤자민. 거리낌 없이 잠자리를 요구하는 데이지로 인해 벤자민은 충격을 받게 된다. 순수하고 귀여웠던 데이지는 온데간데없었다. 의도치 않게 그녀를 밀어내는 벤자민 그리고 기분이 상해 바로 양로원을 떠나버리는 데이지.
그러던 어느 날 느닷없이 토마스가 벤자민을 찾아온다. 오랜만에 함께 식사를 하게 된 두 사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는 토마스는 벤자민에게 본인이 친아빠라는 사실을 고백한다. 토마스의 이야기에 충격을 받게 된 벤자민은 집으로 돌아가 퀴니에게 이 모든 사실을 전한다. 혼란스러웠지만 다음날 토마스를 찾아간 벤자민.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토마스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얼마 안 가 토마스는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 후 벤자민은 이 사실을 데이지에게 전하기 위해 그녀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그러나 이미 남자친구가 생긴 데이지는 그를 불편해한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고 둘은 어긋나게 된다.
결말 그리고 스포일러
얼마 후 비극이 찾아온다. 바로 데이지가 택시에 치여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다. 그녀의 소식을 듣고 곧장 병원으로 향하지만 그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기 싫은 데이지는 차갑게 대한다. 결국 둘은 또다시 어긋나게 된다. 세월이 흐르고 벤자민의 인생이 절반 정도가 흘러간 어느 날 데이지가 그를 찾아오게 된다. 드디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한 둘은 함께 여행을 다니며 많은 것을 공유하게 된다. 그 사이 안타깝게도 퀴니는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 후 벤자민은 토마스가 남긴 집을 팔아 데이지와 함께 할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드디어 비슷한 나이가 된 두 사람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를 보낸다. 데이지는 한 발레 학원에 선생님으로 취직하며 일도 하게 된다. 뜻밖에 데이지가 임신을 하게 된다. 그녀의 임신 소식에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벤자민. 아이가 자신처럼 태어나는 것도 문제이지만 벤자민은 점점 젊어지게 될 부분이 큰 걱정이었다.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데이지. 아이는 결국 태어났고 다행히도 건강한 여자 아이였다. 캐롤라인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사랑으로 키우는 두 사람. 하지만 두 사람에게 짐이 될 수 없었던 벤자민은 결국 데이지와 캐롤라인을 위해 이 행복을 포기하게 된다. 그렇게 모두가 잠든 사이 집을 떠난 벤자민. 모든 재산을 데이지 앞으로 남겨둔 채 빈손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게 된다. 그렇게 10여 년의 세월이 지나고 벤자민은 어느 날 갑자기 두 사람을 다시 찾아오게 된다. 벤자민의 생각대로 재혼하여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는 데이지. 벤자민은 그 모습을 보고 마음 아파하기보다는 안심하게 된다. 그렇게 안부만 묻고 돌아간다. 하지만 늦은 저녁 데이지가 그의 호텔로 찾아온다. 아직도 서로를 사랑하고 있는 두 사람은 따뜻한 하루를 보내지만 다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렇게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나고 어느 날.
데이지는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전화를 받고 곧장 요양원으로 향한 데이지. 안타깝게도 아이의 모습을 한 벤자민은 치매로 인해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데이지 마저 잊어버린 벤자민. 그럼에도 데이지는 그런 그를 외면하지 않고 따뜻하게 돌봐주기 시작한다. 벤자민이 5살이 된 후부턴 함께 집에서 살게 되었다. 시간이 가면서 걷는 법도 잊고 말도 하지 못하게 된 벤자민은 갓난아이가 되어버린다. 기차역에 설치되었던 거꾸로 가는 시계가 철거되며 벤자민은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렇게 그의 일기를 모두 듣게 된 데이지도 편한 마음으로 눈을 감게 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속 명대사
남들과는 다르게 노인의 몸으로 태어난 아이가 겪게 된 인생을 그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큰 감동을 안겨주는 영화이다. 수많은 명대사를 남긴 영화이지만 제일 인상적인 대사는 퀴니와 벤자민의 대사였다.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을 뿐 마지막 도착하는 곳은 같다.
<퀴니>
가치 있는 것을 하는 데 있어서 늦었다는 건 없다.
하고 싶은 것을 시작하는데 시간제약은 없다.
규칙은 없는 거니까.
전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껴보길 바란다.
네가 자랑스러워하는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
이게 아니다 싶으면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는 강인함을 갖길 바란다.
<벤자민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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