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스펜서의 3일
다이애나 스펜서의 전기 영화 '스펜서'
1991년 겨울 크리스마스 3일간의 연휴를 다루고 있다. 결혼한 지 10년이 지났고 왕가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다이애나 스펜서를 다루고 있는 영화. 자신의 정체성인 '스펜서'로부터 멀리 떨어져 고통받고 있는 '다이애나'를 그린 작품이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정체성인 '스펜서'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고 볼 수 있겠다. 극 중 초반 다이애나는 별장을 찾지 못해 지각을 하게 된다. 남편의 외도와 이를 당연한 듯 방관하는 왕실 사람들. 권위적인 모습이 아닌 친근하게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탐탁지 않아하는 황실 사람들. 이 숨 막히는 왕실에서 하루하루가 지옥 같은 다이애나의 크리스마스 연휴 3일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크리스마스 날, 길을 잃은 다이애나
화려한 별장이 보인다. 많은 차량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최고급 재료들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혼자 운전하며 이동을 하고 있는 금발머리의 젊은 여자가 있다. 지도를 보며 길을 찾고 있다. 결국 길을 헤매다 도움을 청하 기로하고 한 카페 안으러 들어간다. 사람들은 수군거리며 '다이애나 야'라고 한다. 여기가 어디냐고 당당히 묻는 다이애나. 다이애나가 길을 헤매는 사이 영국 왕실 가족들은 하나 둘 도착한다. 도착한 사람들은 왕실 전통이 되어버린 체중을 재기 시작한다. 한편 길을 헤매다 주방장을 만나게 된 다이애나는 주방장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허수아비가 입고 있는 아버지의 빨간 재킷을 챙긴다. 엘리자베스까지 도착한 지금 다이애나는 지각생이 되어 버렸다. 뒤늦게 도착한 다이애나도 하기 싫은 체중을 잰다. 추위조차 전통이 되어버린 폐쇄적인 곳. 다이애나는 이곳이 정말 싫었다. 3일만 참자고 다짐하는 다이애나에겐 유일하게 대화가 통하는 의상 담당 '매기'가 있었다. 오랜만에 마주한 아들들에게 솔직한 속내를 말한다. 디너 시간이 다가오자 준비를 하는 다이애나. 그녀는 진주 목걸이를 하려고 하고 있다. 내연녀 '카밀라'에게도 같은 목걸이를 선물한 찰스였다. 잠시 후 책 한 권을 발견한 다이애나. 자신이 외도를 저질렀지만 아내를 상간녀로 몰아간 책 이야기에 불안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불안함이 느껴지는 다이애나 그러나 매기는 다이애나에게 힘을 실어 준다. 아름답게 꾸미고 디너 자리에 온 다이애나. 삭막한 분위기 속 만찬이 시작된다. 그 자리가 불편한 다이애나는 급기야 헛것을 보기 시작한다. 망상을 본 그녀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 채 모든 걸 토해내 버린다. 늦은 밤 허기가 졌고 주방에서 허겁지겁 먹기 시작한다. 그때 나타난 관계자는 말해준다. 그녀를 찍기 위해 24시간 쫒아다니는 파파라치가 있으니 조심하라고. 집에서도 감시를 받는 상황이 답답한 다이애나는 안개 자욱한 밤 어디론가 향한다. 어릴 적 본가에 가보고 싶었던 그녀는 경비원들에게 발각되며 실패한다.
크리스마스 당일, 격동의 다이애나
다음날 아침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유일하게 대화가 통했던 매기가 다른 곳으로 보내졌고, 다른 의상 담당자로 교체된 것이다. 대화 상대조차 허락되지 않는 이곳에서는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기념 촬영을 마친 후 식사자리에서 찰스에게 말을 걸어 보지만 돌아오는 건 차가운 말뿐. 실망감을 안고 찾은 성당에서 언론은 다이애나에게만 집중하고 가족들은 혼자만 유명한 그녀가 불편하다. 영국 왕실의 또 다른 전통인 꿩 사냥을 아들들에게 가르치는 찰스. 전통보다는 개성을 지켜주고 싶은 다이애나. 총 쏘기를 무서워하는 아들들 이야기를 하고, 찰스는 왜 옷을 바꿔 입었냐고 다른 이야기를 한다. 세상에서 가장 격식을 차린 왕실, 그만큼 거리감이 느껴지는 부부싸움이 계속되었다. 답답한 다이애나는 결국 여왕에게 다가간다. 여왕은 따뜻한 위로를 건네지만 그 안에는 영혼이 없었기에 실망감은 커져갔다. 주방장을 찾아간 다이애나는 황당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걱정이 앞선 요리사는 진심 어린 조언을 해 준다. 마음의 위안을 얻은 것도 잠시 찰스는 다이애나를 더욱 속박한다. 주방에서 빌린 절단기로 커튼을 뜯어버린다. 식사자리로 억지로 끌려가던 다이애나는 환영을 보며 집에 간다고 하며 나가버린다. 드디어 어릴 적 본가에 도착한 그곳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그녀는 왕세자비가 아닌 다이애나 스펜서의 추억을 하나 둘 꺼내기 시작한다. 추억을 회상하던 그녀는 결국 난간으로 걸어간다. 발을 내딛으려는 순간 그 환영이 다시 나타났다. 도망치라고.
크리스마스 다음날, 스펜서 찾기 (스포 있음)
아침에 눈을 뜬 다이애나 앞엔 그녀가 있다. 매기. 찰스의 지시로 돌아온 것이었다. 그녀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던 매기는 다이애나에겐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해 준다. 한편 왕실은 마지막 행사인 꿩 사냥 준비로 분주하다. 그 사이 다이애나는 위험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자신의 옷을 허수아비에게 입히고 정작 그녀는 아버지의 낡은 빨간 재킷을 입은 채 사냥터로 향하고 사냥을 중지시킨다. 총 쏘는 걸 싫어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사냥터를 탈출한다. 그들의 탈출을 축하하려는 듯 그녀가 좋아하는 디저트를 챙겨주려 하는 요리사. 다이애나는 정중히 거절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겠다며 차를 탄다. 차 안에는 쪽지가 있다. "전하를 사랑하는 건 저뿐만이 아니랍니다. 매기" 신나는 음악을 틀고 아이들과 떠난다. 아이들의 얼굴엔 즐거움이 묻어난다. 지나가던 길에 보이는 허수아비는 다이애나의 노란 치마 정장을 입었다. 페스트 푸드점에 도착한 그들은 햄버거를 주문한다. 이름을 묻는 점원에 말에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스펜서'라고 말한다. 그리고 강가 옆 벤치에서 아이들과 자유롭게 식사를 한다. 처음으로 편안한 식사를 하는 다이애나는 이혼을 결심한다.
알고 나면 재미있는 사실들
다이애나는 20세기 모든 여성들을 통틀어서 가장 많이 사진이 찍힌 인물이다. 파파라치 촬영 1위. 그런 그녀의 심리나 연기를 훌륭히 소화해낸 크리스틴 스튜어트. 그녀의 최고의 연기라고 평가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본 영화 중 다이애나 스펜서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한 배우라고 다이애나를 제일 오래 경호했던 경호원이 말을 하기도 했었다. 다이애나의 작은 습관부터 발성까지 완벽하게 묘사했다. 그리고 영화 속 환영으로 나타나는 책 속의 여인 '앤 불린' 사실 스펜서의 집안은 백작 집안이다. 가계도를 쭉 올라가면 앤 불린 이 있는데 그녀의 비극적 결말에 계속 집착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의 솔직한 리뷰
다이애나 스펜서의 전기 영화 '스펜서'는 제목부터 일단 왕세자비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고 싶었던 그녀의 마음을 잘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영화 '트와일라잇'에서 '벨라' 역을 연기한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그저 얼굴이 예쁜 배우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는 순간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엔 그 '벨라' 인지도 몰랐으니깐. 섬세한 그녀의 감정연기는 숨 막히게 몰입되는 부분이 있었다. 상당한 흡입력과 연기력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아름답고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다이애나비. 이런 비극적인 상황들이 있었냐고 생각하니 그녀가 참 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 영화는 크리스마스 연휴 3일간을 다루고 있는데 어찌 보면 우리나라 명절 기간 동안 며느리들이 느끼는 명절증후군을 다룬 건지도 모르겠다. 표현이 다소 가벼웠지만 일반 시댁과 왕실은 어머어마하게 다를 테니깐. 그 중압감과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하겠지. 다이애나 스펜서의 숨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넷플릭스 '스펜서'를 시청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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