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블랙의 신부 8부작 후기
상류층 결혼 정보회사에 들어가고 싶어 안달인 사람들이 있다. 비밀스럽게 최상류 층을 만날 수 있는 그곳은 '렉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김희선이 주인공이다. 사실 조금은 뻔한 내용이라 그동안 안 보고 있었다. 그러다 심심해서 우연히 1회를 보게 되었고, 하루 만에 8화까지 정주행을 하고야 말았다. 조금은 올드한 대사와 예상되는 뻔한 내용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계속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드라마였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는 기가 막혔기 때문에 몰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일요일 저녁에 시작된 정주행은 새벽 2시 30분에 끝이 났다. 덕분에 피곤한 월요일을 보냈다.
<블랙의 신부> 줄거리는?
인생 최대의 악녀이자 원수를 만나게 된 서혜승(김희선)의 복수극 드라마이다. 같은 로펌에서 근무하는 혜승의 남편과 그의 직장 동료 진유희 (정유진)는 불륜 관계이다. 어느 날 혜승의 남편은 혜승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혜승은 괴로워 하지만 그를 보내주기러 한다. 그러나 혜승의 남편은 싸늘한 주검이 된다. 회사 돈을 횡령한 진유희는 그 모든 혐의를 혜승의 남편에게 누명을 씌우고 성폭행범으로 몰아간다. 결국 혜승의 남편은 억울함과 괴로움, 아내에 대한 미안함으로 자책하다 회사 옥상에서 투신을 하게 된다. 남편의 죽음 후 횡령 누명으로 집은 압류가 되고 혜승은 모든 걸 잃게 된다. 딸 몰래 가입한 상류층 결혼정보 회사 렉스에 혜승은 엄마에게 등 떠밀려 들어가게 된다. 환불을 하러 간 렉스에서 그 여자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진유희. 바로 남편을 죽게 만들고 혜승을 지옥에 살게 만든 원수. 진유희가 렉스의 회원인걸 알게 된 혜승은 복수를 꿈꾸며 렉스에 남기러 마음먹는다.
렉스의 최상위 등급은 블랙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갖고 싶은 상위 0.1% 블랙 등급인 게임회사 대표 이형주 (이현욱)가 있다. 모든 여자들이 꿈꾸는 직업과 재력 그리고 외모를 갖춘 남자. 초혼의 실패를 딛고 재혼 상대를 찾는 형주. 진유희의 최종 타깃은 이형주이다. 하지만 진유희가 행복하게 재벌과 결혼하는 것을 절대 볼 수 없는 혜승은 철저희 진유희를 끌어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렇다면 결말은? 스포일러 주의!
왜 이렇게 진유희는 악질적일까? 드라마를 보는 내내 너무 못돼 처먹어서 화가 나기도 했다. 어릴 때 버림받은 아이라는 스토리가 있었다. 아빠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현직 국회의원. 숨겨진 혼외 자식이었던 것이다. 설마 설마 했는데 역시나.. 하는 내용이 이었다. 대외적으론 올곧은 정치인이지만 결국 권력 앞에선 힘을 행사하는 진유희와 다를 바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이 드라마에서 주목될 만한 인물은 악녀 진유희도 있지만 개인적으론 렉스 대표 최유선(차지연)이라고 생각한다. 그 어느 누구의 편도 아니지만 현실적은 조언과 매번 저울질하는 태도, 차분한 말투와 감정을 알 수 없는 표정연기는 정말 감탄할만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내내 감정을 드러내지 않다가 막바지쯤 남편에게 본심을 드러낸다. 돈에 대한 인간의 탐욕은 어디까지 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진유희의 악행이 만천하에 탄로 나고 결국은 감방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다소 황당한 마지막 결말. 15년 전 대학교 커플로 나왔던 혜승의 전 남자친구 차석진(박훈)과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드라마 내내 혜승의 조력자 역할을 하며 첫사랑 혜승에게 애틋한 마음을 보여 준다. 홀로서기를 원했던 혜승은 결국 차석진과 결혼식을 올리는데 갑자기 중간에 턱시도 입은 이형주가 나타나 신랑이 바뀌는 것이다. 이 부분이 제일 이상했다. 드라마 전개상 그렇게 서로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고 그저 살짝 썸 타는 정도의 분위기였는데 이렇게 갑자기 결혼식장에서 남편이 바뀐다고? 그것도 혜승의 엄마와 딸이 보는 앞에서? 더 이상한 건 혜승의 엄마와 딸은 석진이 신랑 입장 할 때도 활짝 웃고 있었고, 형주가 신랑 입장 할 때도 활짝 웃고 있는다는 점. 결론적으론 해피엔딩이지만 다소 이상한 결말이었다. 진유희 사건으로 렉스의 이미지는 실추되었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된 최유선 앞에 왠 당돌한 젊은 남자가 나타나 사업을 함께 하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블랙의 신부 시즌2를 예고하는 것처럼 드라마는 끝이 난다.
조금은 아쉬운 연출
김희선 드라마 중 개인적으론 <품위 있는 그녀>의 드라마 내용, 대사, 의상, 연출들이 참 좋았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블랙의 신부> 드라마는 상류층 결혼, 재혼을 다룬 내용임에도 드라마에 나오는 의상이나 연출 소품들이 그렇게 고급스럽게 보이진 않는다는 것이었다. 특히 가면무도회에서 보이는 가면은 쓴 사람을 모두 오징어로 만들 만큼 너무 이상했다는 것이다. <가십걸>이나 다른 외국 드라마 속 가면무도회의 가면들은 썼을 때 매력적으로 보였는데 말이다. 제일 참을 수 없었던 건 가면무도회에서 김희선이 입은 곱창 같은 치마와 블라우스. 그나마 김희선 미모여서 소화를 한 것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코디가 안티인가?
블랙의 신부 추천할 정도는 아니지만 1회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8회까지 다 보게 될 수 도 있음을 고지해 드립니다. 내가 이걸 왜 다 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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